저는 배당주만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직까지 배당주 투자를 해서 돈을 번 적이 없습니다. 아니 주식을 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수익을 낸 적이 없습니다. 저는 애당초 투자에 대한 재능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귓동냥을 많이 한 탓에 남들보다 빠르게 정보를 얻어 투자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 배당 ETF였습니다.
물론 제가 빠르다는 기준은 주변인들과 비교했는 정도이지, 당연히 우수한 투자자들보다 빠르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리고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돈을 번 적이 없습니다. 저보다 늦게 투자를 한 친구들, 테마주라고 생각한 종목에 투자한 지인들, 그리고 만난 적 없지만 저보다 젊고 어른 사람들보다 저는 투자성과가 좋지 않습니다. 그냥 은행 예금만도 못한 셈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글을 쓰느냐? 그냥 끄적거림인 것이죠. 누군가는 어찌 되었건 몰랐던 종목 Ticker를 보게 되니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고, 이런저런 넉두리를 보며 생각을 달리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배당주로 돌아와서 다시 이야기 해보자면 주변에는 저처럼 배당에 집착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테마주를 사면서 돈을 버는 지인 역시 배당에는 관심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이런 것이죠. 저는 꿋꿋하게 미국 배당 ETF를 조금씩 사 모아 간다면, 저와 다른 투자를 하고 있는 지인은
'어, 삼성전자 많이 떨어졌네?'
1천~3천만 원을 투자해 버립니다. 그리고 주가가 회복되면 적게는 10% 많게는 그 이상의 수익을 가져가죠, 그런 모습을 보면 솔직히 배가 아픕니다. 하지만 제 스타일이 아니에요. 저는 알고 있습니다. 제가 살 경우 주가가 더 떨어진다는 것을 말이죠. 그리고 물타기 하다가 결국 자금이 묶일 거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물론 고지식할 정도로 배당에만 집중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예전에 한 카페에서 맥쿼리인프라 국내 주식을 4천 원대 매입하였는데 주가가 8천 원대에 이르자 경제적 자유를 얻었다고 누군가 쓴 글을 보았습니다. 맥쿼리인프라는 5%~6%의 시가 배당률을 자랑하는데, 4천 원대에 매수했었다면 지금은 18%는 될 것입니다. 그 당시 기준으로 10%는 되었겠죠.
투자한 금액은 대략 3~4억원으로 기억합니다. 즉 수년 전에도 이미 배당으로 연간 3천만 원 내외의 배당 수익을 챙긴 분이었죠. 저도 그 글에 혹하여 매수를 하였고, 결과는 9천 원대에 매도하고 말았습니다. 그 이후 미국 배당주식을 투자하며 코로나 직격탄으로 지지부진하다가 주가가 회복하여 매도하였고, 역시 제가 판 주식들은 또다시 20% 이상 올랐습니다.
저같이 이도 저도 안 되는 사람은 배당주가 제격입니다. 뭐... 그렇다고 해서 엉덩이 깔고 앉아 투자를 하지도 못하였죠. 맥쿼리인프라도 매도해 버리고, 미국 배당 ETF는 코로나 때 직격탄 맞았고... 그나마 그때 손절 안 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찌 되었건 배당주 투자를 한다고 하여도 중간에 다 팔아버리는 것이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몇달 전 환율이 1130원대로 올라서자 주식을 팔고 환전도 했는데, 그 이후 환율은 1170원까지 갔었죠. 안될 사람은 안된다는 말을 다시 실감해 봅니다. 이런 제가 그래도 투자의 끈을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이 배당주 투자입니다. 하지만 개별종목에 대한 안목이 없으니 ETF만을 바라보는 것이죠.
공짜 자금 수혈
그리고 기본적으로 배당을 하지 않는 회사는 타인의 자금을 공짜로 빌린 뒤 이자를 내지 않는 형태라고 봅니다. 배당을 하지 않으면 기업 가치가 올라가서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기업가치와 비례하여 주가가 오르지는 않습니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죠. 아무리 좋은 실적을 가진다 하여도 매도가 많으면 하락하는 것이 주식입니다.
누군가는 언젠가는 제 가치를 찾아간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기간 동안 자금을 대여해 주었더라면 받을 이자는 한 푼도 못 받는 형태가 됩니다. 또한 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도 없고 어떠한 혜택도 받지 못합니다. 오히려 경영자들은 성과와 실적으로 인해 수 억 원에 달하는 급여와 인센티브를 받음에도 주주들에게는 기업 투자 재원을 이유로 배당하지 않습니다.
또한 대주주인 오너들 역시 이런저런 명목으로 회사의 돈을 쓰고 있는 것이 사살이죠. 개인 소액주주들은 그저 바라만 볼 뿐입니다. 배당 역시 실적기 오른다고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정치적 상황, 주주의 경제적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배당을 하지 않는 주식은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물론 그 때문에 저의 투자가 이렇게 형편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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